[SW코리아 2010]3부-틈새 시장을 노려라④민간 임베디드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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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가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동력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지능형 로봇, 텔레매틱스, 정보가전, 모바일, 자동차 등이 임베디드SW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른바 ‘제조 기술의 세계 평준화 시대’가 도래해 전방위적인 가격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이 부문 경쟁력 지수를 임베디드SW가 좌우하는 시대로 돌입했다. 같은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임베디드SW 경쟁력 차이에 따라 성능과 가격의 차이가 수십배까지 생겨나는 것이다. 국내 제조업이 임베디드SW 산업의 성장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다.

 ◇임베디드SW가 블루오션 만든다=임베디드SW는 신성장동력 분야 다양한 정보기기의 엔진에 해당한다. 그 적용범위는 IT기기를 비롯해 항공기, 자동차, 로봇, 산업용 기기, 의료기기 등 우리 생활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임베디드SW 세계 시장은 매년 10∼20%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오는 2008년 26억62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지난해 670억원 규모에 달했고 2008년에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텔레매틱스는 이중 유비쿼터스 및 컨버전스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고유의 특징 뿐 아니라 관련 기술 및 서비스와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개념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산업이 늦게 시작됐지만 세계 최고의 통신환경과 단말기 생산능력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능형 서비스로봇 플랫폼도 블루오션을 이끄는 임베디드SW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로봇을 제2의 PC로 보고 전문 운용체계(OS)인 로보틱스 스튜디오를 내놓을 정도다.

 리눅스 진영도 연합군을 형성하며 신성장 분야 기술표준 선점에 나서고 있다. 리눅스는 다른 운용체계에 비해 편리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 특히 모토로라, 삼성, NEC, 파나소닉 등이 리눅스 진영의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신성장 분야의 기술표준을 선점하는 추세다.

 ◇제조경쟁력 살린 성장 전략=임베디드SW의 성장성과 국내 제조업 경쟁력을 더한 성장전략은 우리 상황에 잘 맞아 떨어진다.

 2년전, ETRI와 교육부는 교육방송의 인터넷 수능방송을 볼 수 있는 셋톱박스의 기술을 정할 때 MS의 WMV 기술 대신 H.264와 같은 표준을 구현할 수 있는 임베디드SW를 개발해 적용했다. MS의 포맷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면 디지털TV, PMP 등에 모두 MS의 OS를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눅스 임베디드SW를 탑재한 셋톱박스를 공급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셀런, 유비코드와 같은 셋톱박스 업체들은 이를 기회로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자동차의 SW 비중이 현재 14%에서 5년내 3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도 SW 경쟁력을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역량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휴대폰 단말기 업체들도 다각도의 임베디드 국산화 전략을 추진중이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임베디드SW 연구단장은 “임베디드SW는 IT산업과 전통산업 모두에 블루오션을 창출해줄 수 있는 분야”라며 “세계적인 통신인프라와 제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의 강점을 임베디드SW와 접목하면 새로운 수출 전략상품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산화, 선택과 집중 필요=하지만 국내 임베디드SW 업체는 아직 영세한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프로젝트도 단발성 위주의 외주 용역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중장기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엔 역부족이다.

 이미 HW 경쟁을 벗어나 SW 경쟁에 진입한 세계 시장에 편입하기엔 체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제조업체 입장에선 신뢰성이 떨어지는 국산 SW를 사용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휴대폰 분야의 경우 Vx웍스, 심비안, 윈도CE 등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현철 MDS테크놀러지 사장은 “외산 임베디드 기술이 우리나라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와이브로, DMB, 로봇 분야와 우리가 탁월한 기술을 보유한 모바일 응용애플리케이션, SoC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철 임베디드SW산업협의회 국장도 “제조사 자체개발이나 단순 용역개발 비중이 높으면 글로벌 임베디드SW 기업이 국내서 나오기 어려워진다”며 “임베디드SW 시장을 라이선스, 로열티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터뷰-김현철 MDS테크놀러지 사장

 “임베디드SW는 유비쿼터스 환경의 근간이면서 제품의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임베디드SW 업체인 MDS테크놀러지의 김현철 사장은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임베디드 산업이 정보가전, 정보통신, 차량, 항공기, 로봇 등 여러 분야에 역동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휴대폰 일색인 국내 임베디드 산업환경이 외국처럼 자동차, 항공, 로봇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돼야 한다”며 “이를 통한 틈새시장 창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휴대폰이 우리 산업을 이끌어 왔지만 가전, 자동차 등 각 분야의 융합 추세에 따라 새로운 기능 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현상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 이에 잘못 대응하다가는 신뢰성과 품질을 잃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따라서 개발단계의 SW 오류 최소화가 업계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국내 업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전문인력의 부족’을 꼽았다. 정부 주도하에 많은 지원책이 나오고 인력 양성이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수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SW가 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그 선결 과제다. “자금력 약한 중소기업이 어려운 환경에서 개발한 SW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 기업도 살고 임베디드 시장도 활성화 될 수 있죠.”

 그는 임베디드 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선 SW 개발업체들이 시장의 큰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선행 투자를 통해 신성장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베디드 업체만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임베디드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업체들이 시장의 기회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와 여건을 지원해야죠. 또 보유 기술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민간업체들이 최대한 활용하도록 해 구매력이 약한 민간 기업도 저렴한 가격에 기술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가격경쟁력과 실질적인 기술지원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임베디드SW 육성 정책

 SW산업 육성의 주무 부처인 정통부는 민간분야 임베디드 산업을 차세대 성장산업의 한 축으로 설정하고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오는 2010년까지 총 2300억원을 투입, 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기업 3개를 육성하고 40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분야별로는 와이브로, DMB, 지능형로봇 등 블루오션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SW플래그십 프로젝트에서도 임베디드가 핵심사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한국정보산업연합회와 소프트웨어공제조합도 임베디드SW 육성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라이선스, 로열티 기반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우수 솔루션을 발굴하는 ‘임베디드SW 시제품 제작지원 사업’을 올해부터 지난해의 3배 이상인 10건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자체개발(87.5%)과 용역개발(10.5%)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중소 전문업체가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라이선스, 로열티 기반의 독자 솔루션이 2%에 불과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저변 확대와 인재 발굴을 위해 매년 임베디드SW 공모대전을 개최한다. 지능형 로봇이나 무인자동차 등의 분야를 집중적으로 발굴하며 ETRI가 개발한 큐플러스를 기반으로 기능을 개선하는 부문을 신설해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이 대회의 수상자는 주요 기업에 100% 취업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지방대생의 수상 비중도 높아 SW 개발 실무능력을 갖춘 지역의 우수 인재를 발굴하는 데도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산업발전 잠재력이 큰 대구에 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를 열고 지역특화 IT클러스터 사업에 집중키로 했다. 계명대학교 내의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에 마련된 센터는 2010년까지 5년간 정통부(90억원)와 대구시(3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큐플러스, 나노큐플러스의 기술 이전과 산·학·연·관의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